"자살보험금 논란, 마무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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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결국 자살보험금 주기로...

생명보험사 중에 큰 회사 몇군데에서 자살보험금을 기한이 지났으니 주지 않겠다는 문제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결국은 다 주기로 했습니다.

*자살보험금 지급 규모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어제 이사회를 열어서 그동안 자살과 관련한 재해사망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았던 것이 대해서 전액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금액으로는 약 1700억 정도 되고, 건수로는 3300건 정도 되니까, 건당 평균 5천만원 정도 됩니다.

*생보사 빅3의 방침 전환

교보생명은 지난 달, 23일에 이미 이런 건에 대해서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오늘 이사회를 열고 자살보험금 지급에 관한 안건을 긴급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입니다.

교보에 이어 삼성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입장을 정하면서 빅3 중 마지막 한 곳인 한화생명도 지급 쪽으로 방침을 전환한 것입니다.

*기존 보험사들의 입장

그동안 못주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법에는 소멸시효가 지나면 안주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우리도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못주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왜 갑자기 보험사들의 입장이 변했을까?

일주일 전쯤 금융감독원이 제재 심의 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자살보험금 지급과 관련해서 국내 생보사 빅3인 교보, 삼성, 한화생명보험사에 대해 제재 수위를 결정했습니다.

생보사에게는 일정기간 영업금지와 과징금 부과했고, 대표이사는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등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징계

이 결정에 앞서서, 직전에 교보생명은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었는데요.

그러면서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그래서 신창재 회장의 연임이 가능해졌습니다.

*삼성생명의 입장 변경

이 제재수위가 결정될 당시에 지급 방침을 결정하지 않았던 삼성생명은 김창수 사장의 재선임이 불가능한 수준의 징계를 받아서 결국은 입장을 바꾸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삼성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 이슈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염두해 둔 것 같습니다.

뒤늦게 모양새를 보니 대표이사에게 불똥이 튀니까 생보사에서 입장을 바꾼 것 같습니다.

*왜 논란이 되었던 거죠?

논란은 2014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생명보험상품은 내용이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병이나 사고로 사망했을 경우 종신보험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살했을 경우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에 생보사들이 종신보험을 판매하면서 재해사망 특약 약관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보험상품 약관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보니까 가입자들도 모두 읽어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조차 내용을 꼼꼼히 체크하지 않은 것이죠.

*사망도 재해 사망으로 약관을 만들어 놓고...

약관에 일반 사망으로 사망하면 1억원 주는 보험이라면, 사고나 재해로 갑작스레 사망하면 2억원을 지급한다고 해놓고, 그 사고나 재해 속에 자살도 넣어 놓은 것입니다.

특약 내용을 보면, 자살에 대해서도 재해 사망 특약에 들어가 있었던 거죠.

약관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 나중에 실제로 자살하는 사람이 생기니까 재해의 성격이 아니라고 주장해서 충돌한 것입니다.

*이런 약관이 탄생한 배경

대형생보사 일부가 일본의 생보사 약관을 그대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이것이 다른 국내 생보사들이 그 대형생보사 약관을 복사해서 붙여넣기하는 수준으로 따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생보사들이 그 내용을 꼼꼼히 살피지 못한 상태에서 자살과 관련한 재해 사망도 보험금을 준다고 약관에 넣은 것이죠.

약관대로 하자면 유가족의 입장이 맞는 것이고, 일반적인 보험의 취지나 형태를 보자면 생보사의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약관도 제대로 안보는 생보사

누가 맞느냐를 떠나서 보험사가 국내에 많이 있는데, 약관 심사팀도 있고 법률전문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생보사가 쓴 것을 그대로 쓴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베껴 쓰면서 검토를 안한 것도 이상합니다.

*금융당국의 조치

금융당국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자살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빅3에 대해서 강한 제재를 가하니까 꼬리는 내린 셈입니다.

금감원은 잘못된 약관이라도 고객과의 약속인 만큼 미지급한 보험금은 지급되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왔었습니다.

*보험금 소식을 어떻게 알리죠?

수천명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수천만원을 받게 되는데, 이분들 중에는 뉴스를 보고 달려가는 분들도 있지만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일단 빅3가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이고 아직 세부적인 지급 절차를 정하지는 못했습니다.

빅3 관계자 설명을 들어보니, 기존 사례처럼 생보사 측에서 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다려보면 집으로 안내장이 발송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10년 이상된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주소나 연락처가 바뀐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생보사쪽에 변경된 주소와 연락처를 꼭 알려야 안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렸다고 해도 워낙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해서 누락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전달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방법은 회사에 직접 연락해서 보험금을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무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연락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수익자가 서로 이혼한 경우, 외국에 가 있는 경우, 사망해서 그 사람의 직계비속이 상속하는 경우 등은 회사가 찾아서 전달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습니다.

나중에 피상속인들이 찾아야 하겠죠.

*소멸시효 핑계를 했던 보험회사들

보험회사들이 처음에는 약관을 안지키겠다고 주장했다가 잘못한 거 알고 준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멸시효 2년이 지난 것을 보고 주고 싶으나 배임으로 소송당할까봐 못 준다는 입장으로 바꿨었습니다.

*배임의 소지는?

배임의 소지는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이슈가 사회적으로 불거졌고, 금융당국도 지급하라고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그 결정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라고 빅3도 생각한 것입니다.

다만 외국계 주주의 경우는 우리 금융당국의 입장이나 한국 사회 여론 등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배임문제를 자유롭게 제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씁쓸한 결론

양쪽 다 팽팽한 논란이긴 해서 관심있게 봤지만, 결국은 대표이사나 회장님이 금융권에서 퇴출되는 것은 힘들다고 해서 보험금을 나누어준다는 모양새는 참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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