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면?"

➲ 이슈 인터뷰 "미국이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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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데일리 안승찬 뉴욕 특파원

*미국의 국경조정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국경조정세라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산업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고 합니다.

*국경조정세란?

이름에 국경이라는 말이 들어있어서 관세처럼 보입니다.

사실은 관세와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수입해서 들어올 때, 수입품에 일정부분 세금이 붙어서 들어오는 것을 말합니다.

관세는 물건에 세금이 붙는 방식입니다.

트럼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경조정세는 관세처럼 물건에 붙는 것이 아니고 기업에 세금을 물리는 법인세 형태입니다.

법인세는 법인세인데, 마치 관세처럼 국경에 의미를 집어넣은 것입니다.

*법인세

법인세는 1년 동안 해당 법인이 얼마나 돈을 벌었는 지를 보고 벌어들인 이익에 세금을 비율로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법인세와 국경조정세

미국도, 우리나라도 법인세는 국경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에 따라 과세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의 법인세 부과 방식입니다.

국경조정세는 미국 내에서 팔았느냐? 아니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팔았느냐의 국경 개념을 적용해서 과세 여부를 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예를 들어 미국 내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벌면, 과세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만들어서 해외에 팔면, 미국 내에서 발생한 이익이 아니라는 이유로 세금을 완전히 면제해 주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게 되는 것이죠.

굉장한 혜택입니다.

반대로 미국 내부의 내수 기업들은 세금부담을 짊어지게 됩니다.

특히 내수기업 중에 외국에서 수입품을 쓰는 업체들은 지금보다 세금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내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반도체나 휴대폰을 미국에 팔려면?

어떤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만든 반도체나 휴대폰을 사다가 미국 국민들에게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업체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됩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한국에서 700만원 어치 제품을 수입해서 미국에서 1000만원 어치 팔았다고 한다면, 대략 300만원 정도 이익이 남겠죠?

그러면 지금까지는 700만원은 원가니까 공제해주고, 나머지 이익 300만원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부과해 왔습니다.

국경조정세가 도입이 되면, 원가 700만원이 미국 내에서 조달한 것이 아니므로 원가 공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익 300만원이 과세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액 1000만원 거의 대부분이 과세 대상을 삼겠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의 법인세는 35%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법인세를 20% 정도로 내려준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입업체의 경우에는 지금보다 세금을 몇배를 더 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과세 대상 금액이 훨씬 많아지는 것이니까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조세 전문가들도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시도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자국내에서 파는 제품에 대해 부가가치세 등의 소비세를 부과하는데 수출품은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 정부가 세금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인겁니다.

그 동안 소비세라는 것이 없었으니까 우리도 내수 제품에 대해서만 소비세를 부과하고 수출품은 면제해주겠다는 건데 잘못된 것이냐는 주장입니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기업의 타격

이렇게 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한국기업은 큰 타격을 입습니다.

워낙 미국시장이 크고 국제적인 영향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WTO에서도 규정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같은 간접세는 국경개념이 가능하지만, 법인세를 수출품과 수입품을 나눠서 하는 법은 세상에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WTO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워낙 제소한 이후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수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무조건 하겠다고 밀어붙이면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수입업차는?

한국에서 700만원에 차를 사서 미국에서 천만원에 팔던 수입업자는 예전에는 세금을 100만원 쯤 내면 되니까 수입을 했지만, 지금은 세금을 3~400만원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한국차를 700만원에 사가서 1200~1300만원에 팔아야 겨우 본전이 되는 셈입니다.

이러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차를 비싸게 사게 되니, 미국 국민들도 손해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상반된 반응

그래서 미국 기업들도 둘로 쪼개졌습니다.

예를 들면 보잉 같은 비행기 제조업체나 글로벌 제약회사는 아무래도 수출이 많으니 국경조정세를 빨리 도입해달라는 입장입니다.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등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수출은 없고, 수입이 굉장히 많으니까 세금을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최근에 이 회사 CEO들이 집단으로 백악관으로 가서 이런 식으로 하면 물건값을 올릴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을 책임질 것이냐는 항의도 했습니다.

*무시할 수 없는 미국 소비시장

미국의 소비시장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생각보다 국경조정세 도입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대체 어떻게 결정할 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오느냐도 관건입니다.

국경조정세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에 공화당 지도부에서 초안을 만든 겁니다.

이후에 트럼프가 법안을 채택한 것입니다.

사실은 트럼프도 처음에는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했다가, 가만히 보니 물가가 올라서 비난 받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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