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구 주택담보대출 확대한다는데.."
이슈 인터뷰-2 "비소구 주택담보대출 확대한다는데.."
2017년 5월 25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
비소구 주택담보 대출을 안정장치로
이번 정부 가계부채 대책 중에 하나가 부동산값이 혹시 많이 내려가서 주택담보대출을 못 갚는 사람들이 나올 경우에 대한 안전장치로 비소구 주택담보대출을 도입하겠다는 정책이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것이고 장단점을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비소구대출이란?
Q. 비소구대출이 무엇인지 찾아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5억짜리 집을 담보로 여기저기에서 4억원을 빌렸는데,
집값이 내려가서 3억원까지 내려갔다면, 그 집을 팔아도 3억 밖에 안 나오니까 4억을 다 못 갚지 않습니까?
그래도 아무튼 나는
"이 집을 당신들이 알아서 팔아서 갚던 말던, 알아서 하시오"
하고 집만 비워주면,'원래 빌린 4억원 담보대출은 안 갚아도 된다.' 이런 개념이 비소구 대출입니까?
그렇습니다.
대출자가 돈을 빌릴 때 제공한 '담보 부분에 대해서만' '유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다른 자산에 대해서는 소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소구 대출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경제가 악화되면 집값이 하락하고, 그 때 압류를 많이 하게 됩니다.
압류를 하고 나서도 돈이 모자르게 되면 다른 자산도 압류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파산하게 되고 소비자들이 더 어려워지고 소비가 줄어드니까 경제가 더 악화되고 이런 악순환이 많았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 비소구 대출이라는 것을 도입하였습니다.
비소수? 소구를 안한다?
Q. '비소구'라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소구를 안 한다'는 뜻 같은데요?
맞습니다.
반대말인 '소구'를 살펴보면 쉽습니다.
'소구'란, '상환을 청구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주택 외에도,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 외에 다른 부동산이나, 부동산이 아닌 보석이라든가, 이런 것들까지 다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특히 연대보증제도가 심각했엇습니다.
만약 한사람이 못 갚게 되면 집단적으로 회생불능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막아 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비소구 대출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비소구대출의 역사
Q. 빌린 돈은 기본적으로 본인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갚아야 하는 것은 다 갚는 것이 원칙이라면 원칙일텐데요.
집값이 내려서 못 갚는 돈은 '안 갚아도 된다'라는 것이 비소구 대출로 이해가 되서요
이게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제도를 만들고 추진하는 이유나 취지가 무엇입니까?
원칙적으로나 세계적으로도 '소구 대출'을 대부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소구대출을 많이 했는데, 대공황 때 소구대출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너무 힘들고, 가계 파산이 우려되어 비소구 대출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비소구 대출이 나온 이후, 경제적인 충격이 오더라도 회복이 빨리 되더라는 장점이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은행도 책임져라!
그리고 은행의 경우에도 집값이라는 고민없이 그냥 막 빌려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은행들이 책임지고 깐깐하게 대출 심사하라는, 책임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도입했었다.
우리나라는 2015년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집값이 불안하고 깡통주택 우려가 많아서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서 도입을 했었습니다.
개인소득 조건이 너무 까타롭고 해서 인기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것들을 확대해 나간다면 앞으로 집값 폭락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안전핀은 될 것 같습니다.
은행이 알아서 적게 빌려줘라!
Q. 은행이 돈 빌려줄 때 여기 집값이 많이 내려갈 것 같으면, 알아서 적게 빌려주라, 이런 뜻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높은 비소구대출 부도율과 금리상승
Q. 그러면 은행들 입장에서는 집값이 좀 떨어질지도 모르싶은 곳에는 부동산담보대출을 잘 안해 주거나, 아니면 조금만 해주거나,
해주더라도 그 위험을 이자율에 반영해서 이자를 많이 받게 될 것 같은데,
그런 집들은 외곽에 있는 집들이거나 하여튼 집값이 싼 집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레드라인'이라고 해서 특정지역에 대해서는 이자도 비싸게 받고,대출 자체도 적게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비소구대출이 소구대출보다 부도율이 32% 더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을 감안했을 때 비소구대출이 들어오면 금리가 더 인상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은행 입장에서도 깐깐하게 심사를 해야 됩니다.
심사기준을 엄격히 하다보면, 비용이 증가하므로 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금리가 높아질수 있는 마지막 이유로는 '전략적 부도'라고 표현을 합니다.
내가 돈을 갚느니, 그냥 자발적으로 '부도를 내겠다'라는 비용을 감안해야 됩니다.
이런 부도 옵션을 감안할 경우에는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출자들의 도덕적 해이
Q. 돈 빌린 사람들도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더라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어차피 돈을 열심히 안 갚아도, 이 집 내주고 가면 그만이니깐요.
우리나라는 비소구대출 위험성이 적다?
Q. 듣기에 미국의 경우에는 10억짜리 집이면 9억도 빌려주고, 9억 5천만원도 빌려주고, 과거에는 10억 넘게도 빌려주는 경우가 있어서,
자기 돈 거의 안 들이고 집 샀다가, 최악의 경우 이 집만 남겨두고 나가면 되니깐 내가 잃는 것이 별로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고,
그래서 논란이 됐던 거 같은데, 우리나라는 안 그렇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10억짜리 집이면 은행가서 6억 빌리기가 빠듯한데,
10억짜리 집이 6억까지 내려가야 이런 제도가 작동하고 말고를 고민할텐데, 그럴 일이 있을까요?
사실 집값 폭락에 대한 것은 크게 우려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외환위기일 때 우리나라가 전국적으로 12% 정도가 빠졌습니다. 간혹 지역별로 반토막난 집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융위기 때에는 거의 하락한 적이 없습니다.
전략적 부도의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집값폭락에 대한 대비책보다는 전략적 부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금리가 과도하게 올라갈 경우에 집값은 빨리 안 오르고 금리가 많이 올라가면 전략적으로 부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높은 금리로 계속해서 이자를 지급하는 이 집을 그냥 처리하는게 낫다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의 연구를 보면 실제로 전략적으로 부도를 내는 것이 더 유리하더라도 신용불량자된다든가, 이런 리스크가 커서 그렇게 실제로 부도를 많이 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MBC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경제전문방송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하루에 한번 방송을 글로 정리하여, 경제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글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본문의 글만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팟캐스트, 팟빵 등으로 직접 들으며 글과 함께 들으면 효과적입니다.
30분 내의 방송이라 큰 부담이 없고, 방송 내용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청취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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