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인터뷰 “트럼플레이션, 뭐가 문제인가”
ㆍ연세대학교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
ㆍ트럼플레이션(Trumplation)이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경제 정책에 따라 인플레이션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인플레이션이 안생겨서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는데,
어느새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걱정이라는 소리가 또 나옵니다.
ㆍ'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대개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부족하면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죠.
ㆍ인플레이션의 원인 2가지
1.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예) 전쟁
설비와 원자재 부족으로 비용이 올라가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전쟁이 아니어도 1970년대 1, 2차 석유파동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돈을 많이 찍어서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늘어난 돈이 소비투자를 통해서 수요를 견인해서 생기는 인플레이션을 말합니다.
ㆍ간단하게 말하면,
갑자기 공급이 줄거나,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사람들 호주머니에 돈이 생기거나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하면 물가가 오른다는 뜻입니다.
ㆍ트럼프 당선과 물가 인상과의 상관관계
트럼프는 재정정책을 통해서 정부지출을 계속 확대는 입장입니다.
여기어 더해서 세금을 줄이는 감세 정책도 약속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 = 정부지출 확대(재정 정책) + 감세 정책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인거죠.
물론 이것만으로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ㆍ만약 채권만 발행하고 추가로 돈을 찍지 않으면,
정부 지출 증가 → 자금의 공공분야 몰림 현상 → 금리 상승 → 민간 소비와 투자 위축
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게 됩니다.
ㆍ쉽게 이야기하면,
시중에서 돈을 끌어다 쓰면 그 돈이 그돈이니, 돈의 양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채권을 많이 발행하면 시중의 돈이 정부 쪽으로 가게 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금리가 급등하게 마련입니다.
그럼 금리 급등을 막아야 하는데요.
이걸 막기 위해서 돈을 많이 찍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트럼플레이션(Trumplation)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겁니다.
미국 정부는 시중에 국채를 발행해서 시장에 있는 돈을 끌어다 쓸 수 있지만, 꼭 이 방법이 아니라 돈을 찍어서 쓸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돈을 찍으면 돈이 늘어나고, 물가가 오르게 되는 겁니다.
ㆍ그런데 뭐가 걱정인가?
그동안에는 물가가 오르지 않아서 디플레이션을 걱정했었습니다.
물가가 좀 올라야 금리도 올리고,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했었지요.
사실 디플레이션도 문제지만, 인플레이션도 문제입니다.
디플레이션의 경우, 물가가 하락하거나 낮은 수준에 머무는것인데요.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소비자들은 미래에 가격이 떨어지거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소비를 미래로 미루게 됩니다.
결국 이런 현상이 전반적으로 일어나면 경기가 악화되는 것이죠.
ㆍ높은 인플레이션도 문제...
반대로 높은 인플레이션도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면, 어느 수준에서 물가가 결정될 지 알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경제 정책을 미래로 미루게 됩니다.
ㆍ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면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그 결과로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게 되죠.
ㆍ각 나라 중앙은행의 목표
일정 수준의 물가안정이라는 목표를 갖게 됩니다.
너무 올라도 걱정, 너무 안올라도 걱정이란 이야기죠.
ㆍ적당한 물가 안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이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앙은행의 실력입니다.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 2%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 너무 빠른 물가 상승의 부작용도 적고, 너무 오르지 않아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적습니다.
ㆍ디플레이션이 걱정이었으니, 트럼플레이션으로 적정수준으로 가는 것 아닌가?
미국이 안정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에 미치지 않은 상태라면, 괜한 인플레이션 걱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고용 부문에서 보면,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를 약간 올리는 정책이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 상황에서 트럼프가 대규모 재정 정책을 실시한다면, 금리가 급등하게 됩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돈을 더 풀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걱정인 겁니다.
ㆍ다시 말해서
지금의 미국 경제는 그냥 가만히 내버려둬도 잘 굴러갈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가 괜히 부채질을 더해서 걱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트럼프의 재정 정책이 나왔다고 하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 벤 버냉키의 정책 수준이기 때문에 그때 같으면 우려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지금은 경기가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에서 물가 상승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인거죠.
ㆍ이웃나라 일본 이야기
일본도 비슷한 걱정이었습니다.
물가가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졌었죠.
디플레이션이 발생해서 사람들이 돈도 더 안쓰게 된 겁니다.
미국은 아무 것도 안한 상태에서 대통령만 바뀌었다고 하니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는데, 일본은 대조적으로 그렇게 돈을 쏟아 부어도 정책이 잘 안먹하는 상황입니다.
ㆍ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미국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단계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잃어버린 20년 초입의 일본은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하게 됩니다.
당시 특정 지역 부동산 값이 급등을 했었는데요.
금리를 올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붕괴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물가가 더욱 하락하고, 소득이 감소하는 형태의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아베노믹스'라는 과감한 통화정책을 실시하게 됩니다.
ㆍ미국은...
미국은 대통령이 경제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지금 트럼프가 이야기만 해도 그렇게 진행될 것이라고 시장이 인식하고 움직이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ㆍ반면, 일본은...
반면, 일본은 내각이 계속 바뀌었던 나라입니다.
이런 경우, 과감한 정책을 할 수 있는 곳은 중앙은행입니다.
하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금리 조정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에는 어려운 상황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이제 '아베노믹스'라는 이름으로 과감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아직 일본인들은 '아베노믹스'로 돈 푸는 정책이 중간에 끊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돈을 안쓰고 있는 것이죠.
아베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며, 현재 대통령제의 경제정책을 하는 것처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고, 일본 중앙은행도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뢰를 얻고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와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ㆍ우리나라는 어떤가?
현재 상황으로 보면, 경제 침제 상황이고 하락 국면입니다.
금리를 상당히 이전에 낮췄어야 했다고 봅니다.
금리를 낮춰서 원리금 상환 부담은 낮추고, 대출규제를 강화(DTI규제 강화 등)해서 대출 규모는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결합형 정책을 펼쳤어야 했습니다.
ㆍ그럼 대응책은 있나?
현재 미국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강력한 형태로 금리 완화 정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재정 정책과 결합시켜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우리나라의 재정정책은 긴축의 형태로 추진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내년 상반기에 추경을 해야 할 정도로 재정 지출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 비해 금리가 높지 않고, 심지어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ㆍ생각해보면,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 미국의 금리보다 모두 낮은 상황입니다.
이 나라들은 왜 이렇게 금리가 낮을까요?
미국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이지만, 일본과 유럽은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 이런 금리 기조를 갖고 가는 것이죠.
ㆍ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건 세금을 더 걷어서 더 써야 하는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국가들이 재정을 확대하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위기의 국가들은 채권 발행을 확대해서 재정정책을 쓰고 있지, 세금을 늘리는 정책을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계부채 형태의 빚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를 일종의 정부부채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똑같은 공공 임대 주택을 지으면 나라 빚이 늘어나지만, 민간 주택을 지으면 개인 빚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2016년 12월 20일(화) 손경제 차례 : 아래 글을 클릭하면, 관련 글로 이어집니다.
▶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MBC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경제전문방송입니다.
▶ 이 포스팅의 목적은 하루에 한번 방송을 글로 정리하여, 경제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입니다.
▶ 이 글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본문의 글만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팟캐스트, 팟빵 등으로 직접 들으며 글과 함께 들으면 효과적입니다.
▶ 30분 내의 방송이라 큰 부담이 없고, 방송 내용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청취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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