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선고 받은 한진해운의 주식이 거래된다?"
➲ 이슈 인터뷰 "파산 선고 받은 한진해운의 주식이 거래된다?"
ㆍ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실장
*상장폐지되는 한진해운 주식을 왜 사지?
한진해운의 주식이 정리매매 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한진해운은 다음달 7일에 상장폐지됩니다.
상장폐지가 예정된 주식을 파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걸 사는 사람들은 왜 살까요?
*상장폐지 종목의 거래 방식
거래방식이 많이 달라집니다.
이런 방식을 정리매매라고 합니다.
정리매매는 매매거래일 기준으로 보통 7일간 매매거래를 허용합니다.
일반적인 주식은 파는 이와 사는 이의 가격이 맞으면 언제든지 거래가 체결됩니다.
정리매매는 이런 일반적 주식거래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급격한 가격변동에 따른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30분에 한번씩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거래를 체결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에 총 14회만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가격 제한폭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일반 주식거래는 가격 제한폭이 상한/하한, +30%/-30%로 가격 제한폭을 두고 있습니다.
정리매매는 이런 가격 제한폭이 없습니다.
*상장폐지되는 주식을 사는 사람의 계산은?
이론적으로 보면,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그 기업이 즉시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진해운은 약간 예외적인 케이스여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합니다.
보통 상장폐지되는 기업들은 거래소에서 지정한 건전성 요건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건 등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상장폐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상장폐지되는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계속 이어갑니다.
그래서 기업의 가치가 0으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높게도 혹은 낮게도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장폐지가 되기는 하지만, 기업가치를 현재거래가보다 높게 판단한다면, 기꺼이 그 주식을 사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려면?
일반적으로 상장폐지가 되더라도 기업이 망하지만 않으면, 기업의 주식은 어느 정도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상장이 되어 있지 않아도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는 것 뿐이지 장외주식 거래가 허용되기 때문에 장외시장이라는 곳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물론 수요자와 판매자를 찾아내기가 거래소 시장만큼 용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증권사의 중계서비스나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하는 K-OTC 등을 활용해서 비상장 주식이라도 거래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상장폐지되더라도 재상장이 가능한가요?
물론 재상장이 가능합니다.
물론 흔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상장 폐지되었다가 재상장된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리바트나 애강 같은 회사입니다.
*재상장의 예 : 리바트
가구업체로 잘 알려져 있는 리바트는 1999년 11월에 상장폐지 되었다가 2005년 11월에 재상장된 사례입니다.
1999년에 누적부실규모가 3200억 규모로 매우 컸습니다.
그러다가 고려산업개발에 합병되면서 상장폐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사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다가 회사가 정상화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2005년에 재상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일률적으로 모두 수익을 봤다고는 할 수 없지만, 리바트의 경우 낮은 가격에 사서 6년의 과정을 거친 후 재상장되었을 때,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상장폐지되는 한진해운은?
한진해운은 상장폐지된 이후에 재상장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한진해운은 오랜기간 경영악화를 거치면서 2016년 9월 1일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번달 17일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폐지하였고, 최종적으로 파산선고를 내렸습니다.
이는 한진해운이 수명을 다 했고, 청산절차만 남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가 존속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져버리는 겁니다.
*이전 재상장 기업들은...
이전에 재상장된 기업들을 살펴보면, 상장폐지되어서 증시에서 거래되지는 않았지만 회사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형태에서 계속 영업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한진해운은 청산절차를 통해 완전히 없어지는 과정입니다.
없어진 회사가 다시 상장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합니다.
*상장폐지되는 회사가 없어지는 회사인지 아닌지 구별은 어떻게 하나요?
이 구별은 어렵습니다.
한진해운의 경우는 아예 법원에 의해서 파산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청산절차로 간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상장폐지되는 상당수의 회사들은 이 기업이 계속 유지될 지 혹은 파산될 지 여부를 예측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리매매에 들어가는 회사들은 위험성이 상당이 큽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빚잔치하고 나면 돈이 얼마나 남는 지 내부사정을 자세히 알아야 적정가치가 평가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진해운은 상장폐지되면 휴지조각이 되는데, 왜 사나요?
한진해운을 현재 매매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투자입니다.
한진해운을 청산하게 되면, 회사의 남은 자산들은 현금화해서 가장 먼저 채권자들에게 나눠줍니다.
부채상환이 이루어지고 남는 현금이 있으면, 이것을 주주들에게 나누어줍니다.
*한진해운은 자산을 다 팔아도 부채도 못 갚는다.
그런데 한진해운의 경우는 자산을 다 팔아도 남은 부채를 다 못 갚는 상황입니다.
실질적으로 주주들에게 돌아갈 돈은 없을 것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한진해운 회사채 가격을 보면 더 잘알 수 있다!
이것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회사채 가격을 보는 겁니다.
한진해운은 회사채를 발행한 실적들이 있습니다.
올해 5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있는데, 이게 지금 액면가 1만원짜리 회사채가 300~400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채권자들조차 채권액에 대해 다 못받는 상황입니다.
이러니 채권자들에게 돈을 다 나눠주고 나면, 주주들에게 돌아갈 돈이 없는 것이죠.
*이런 종이조각은 정리매매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일반적인 정리매매되는 종목들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매매가 허용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주가가 0인 종목은 사실상 드뭅니다.
그래도 잔여자산이 남거나 기업가치가 계속 이어지는 주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정리매매는 충분히 경제적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진해운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MBC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경제전문방송입니다.
▶ 이 포스팅의 목적은 하루에 한번 방송을 글로 정리하여, 경제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입니다.
▶ 이 글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본문의 글만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팟캐스트, 팟빵 등으로 직접 들으며 글과 함께 들으면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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