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결정 다음 주로 미뤄"
경제 뉴스 따라잡기 "국민연금,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결정 다음 주로 미뤄"
2017년 4월 7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풀리지 않은 대우조선해양 문제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에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끼리 협의를 해서 서로 어느 정도 손해를 보자고 합의가 되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난색 표현
돈 빌려준 주요 채권자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계속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계획의 전제조건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입니다.
그래서 지원계획 발표 이후의 관심은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1조3500억 가운데 30% 정도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의 판단이 전체 채무재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연금의 입장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국민연금은 어제 입장 발표를 통해서 채무재조정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상태, 기업계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현상태로는 수용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말까지 좀 더 고민해 본 후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사채권자 집회 전까지 결론이 날 듯
그 다음 주 월, 화요일이 바로 사채권자 집회이기 때문에 그 직전에 고민해서 결론을 내리겠다는 생각입니다.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그전까지 총력을 다해서 설득작업을 계속 한다는 계획입니다.
꼭 국민연금이 동의해야 하나요?
국민연금을 빼놓고 나머지만 동의해서 진행하는 방법은 없나요?
쉽지 않습니다.
일단 4/17~18일에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한 건만 보더라도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중에 절반 정도가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건이 있습니다.
그 건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참석을 하지 않게 되면 집회 자체가 열리지 않게 될 수도 있고, 부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사채권자집회[meeting of debenture holder, 社債權者集會]
주식회사의 사채를 가진 사채권자가 이해(利害)에 중대한 관계를 가지는 사항에 대하여 심의·결의하기 위한 집회.
집회의 가결 요건
집회의 가결 요건은 회사채액의 1/3 이상이 참석해야 합니다.
참석 회사채액의 2/3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표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결국 키는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이 하는 대로 따라하려고 하는 일부의 움직임도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키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설득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국민연금이 끝까지 거부하면?
정부에서는 5차례 사채권자 집회 중에 1건이라도 부결이 되면, 채무 재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고 법정 관리의 일종인 P플랜(프리 패키지드 플랜)을 가동하게 됩니다.
이 경우, 선주들이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던 배를 취소할 수 있게 됩니다.
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채권자들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내부 분위기는 부정적
아직까지는 국민연금이 조금 더 고민해보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연금의 부담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정부의 지원계획 자체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또 앞서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에 찬성표를 던졌다가 재판도 진행중인 상황입니다.
P플랜이 가동되면?
거기다가 국민연금의 주장 중에는 만약 반대해서 P플랜이 가동이 되면 일부 배 계약이 취소될 수도 있는데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섰던 RG(선수금환급보증) 일부를 물어내야합니다.
※ RG, Refund Guarantee(선수금환급보증) : 외국의 선주들이 배를 주문했다가 혹시 대우조선해양에 문제가 생겨서 배 건조가 중단되면, 대신 은행이 돈을 물어주기로 약속하는 보증입니다.
이것도 수십조 규모입니다.
대부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RG를 하고, 시중은행도 엮여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RG
그런데 국민연금은 이것과도 상관이 없습니다.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져주면 RG는 고스라니 받을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 얻는 것입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RG를 본인들이 고민할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본인들의 결정에 의해서 외국에서 RG에 대한 요구가 들어오면 또 국민연금이 이런 선택을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힘들어지는 것이라는 비난을 덮어쓰는 부담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손해배상 소송 검토
국민연금은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검토 중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 혐의가 있습니다.
국민연금 자체적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식회계를 한 상태에서 회사채 발행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애프터서비스를 할 것이 아니라 아예 환불을 받아야 하는 입장입니다.
국민연금의 고민
출자전환이나 채무조정 자체가 정당한 것인지, 꼭 필요한 것인지, 형평성에는 맞는지, 실효성은 있는 지를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골치아픈 RG
RG가 골치아픈 부분입니다.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시중은행들은
"우리도 고통분담을 하는데, 국민연금도 그만큼 고통분담을 하고 합의하자."
는 겁니다.
국민연금의 합리적 반론
국민연금은
"그 고통분담이라는 것이 대우조선해양에 직접 돈을 빌려준 부분만 고통분담하는 것이지 RG에 대해 생각하면, 당신들이 더 고통분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아니냐?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당신들이 더 피해보는 것이 많지 않냐?"
라는 의견입니다.
합리적인 의견입니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하루에 한 끼씩 줄이는데 국민연금도 반끼만 줄여달라고 하는 논리에 대해 국민연금은 우리는 밤참을 안먹는데 당신들은 밤참을 많이 먹지 않나요? 왜 그것은 안줄이나요?"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은행 vs 국민연금
알려져 있는 것은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은 전액 출자전환하겠다고 해서 자신들의 고통분담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것은 대우조선해양에만 빌려준 돈 이야기이고, 대우조선해양이 망했을 때 본인들이 떠안아야할 돈이 훨씬 더 크니 대우조선해양에 빌려준 돈에 대해 더 큰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이죠.
일주일 정도 더 고민을 해보자는 결론입니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MBC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경제전문방송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하루에 한번 방송을 글로 정리하여, 경제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글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본문의 글만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팟캐스트, 팟빵 등으로 직접 들으며 글과 함께 들으면 효과적입니다.
30분 내의 방송이라 큰 부담이 없고, 방송 내용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청취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방송 다시듣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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