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할인쿠폰의 이면"

 친절한 경제 "제주도 할인쿠폰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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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월 30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질문

 제주도는 관광지마다 입장료나 밥값을 할인해주는 할인쿠폰이 많습니다.

이상하게 그 쿠폰은 관광객이 혼자오면 할인을 해주는데,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와 함께 오거나 버스를 대절해서 버스기사와 같이 오거나 여행가이드와 함께 오면 할인을 해주지 않는다고 써 있습니다.

어차피 할인해주려고 만든 쿠폰인데, 이런 조건들이 붙어있죠?

정말 할인 안해주나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가이드나 운전기사와 함께 오면 할인을 해주지 않습니다.

할인 안해주는 이유

 제주도에서 관광지까지 택시나 버스를 대절해서 가면, 그 관광지까지 태우고 간 택시기나, 버스기사, 가이드가 그 관광지로부터 수고비를 받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뒷돈, 리베이트를 받습니다.

손님은 아무데나 좋은 곳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내가 굳이 당신네 관광업소로 손님을 데려왔으니 그 댓가를 달라는 것이죠.

제주도 거의 모든 관광지가 대부분 손님을 모으기 위해 모객수수료(리베이트)를 이렇게 택시기사, 버스기사, 관광가이드에게 주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꼭 제주도에만 있는 풍습은 아닙니다.

서울 시내 면세점도 마찬가지

 서울에 있는 시내 면세점도 여행사 가이드가 손님들을 데리고 가면, 그 손님들이 쇼핑하는 금액의 20% 정도를 여행사 가이드에게 리베이트를 줍니다.

관광지의 고심

 그러다보니 관광지 입장에서 보면, 택시나 버스를 대절해서 오는 손님은 택시나 버스기사에게 이른바 뒷돈을 챙겨줬겠죠?

그런데 손님이 또 할인쿠폰을 들고 와서 할인을 해주면 이중으로 지출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혼자 오는 손님은 할인 쿠폰을 적용해서 할인을 해주는데, 가이드나 운전기사와 같이 온 손님은 할인을 해주지 않는 규정이 생긴 겁니다.

기사나 가이드가 양보해주면?

 판단하기 어렵긴 한데, 제주도의 택시기사나 버스기사들이 양보할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손님이 할인 쿠폰까지 가지고 와서 여기 가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면 이미 그 손님이 관광지로 콕 집어서 목적지로 지정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기로 손님을 데리다 준 것은 운전기사의 안내 때문이 아닌 것인데 관광지에 가서는 내가 소개를 잘해서 데려왔다고 하면 안되겠죠.

큰 소리 못 치는 관광지들

 사실은 제주도 관광지들도 관광객을 차별해서 할인 못해준다고 할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스스로 할인쿠폰을 챙겨서 내밀면 관광객을 데려다 준 기사나 가이드에게 이 손님 소개비는 이번에는 못 준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현실은 그렇게 하다가 운전기사나 가이드에게 미움을 사면, 손님을 안 데리고 오겠죠?

그래서 오히려 관광객에게 같이 오면 할인을 못해준다고 어찌 보면 관광객에게 양보나 손실을 떠 넘기는 겁니다.

할인 쿠폰에도 이런 먹이사실이...

 좀 불합리한 면이 있네요.

관광지 할인 쿠폰 하나에도 먹이사슬과 갑을관계가 들어있습니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MBC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경제전문방송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하루에 한번 방송을 글로 정리하여, 경제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글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본문의 글만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팟캐스트, 팟빵 등으로 직접 들으며 글과 함께 들으면 효과적입니다.

 30분 내의 방송이라 큰 부담이 없고, 방송 내용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청취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방송 다시듣기 링크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 표준FM 월~금 오전 8시 35분(토,일 8시 10분 ~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