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보복, 앞으로의 전망은?"
➲ 이슈 인터뷰-3 "중국의 경제 보복, 앞으로의 전망은?"
2017년 3월 9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ㆍ키움증권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중국의 경제 보복은 우리나라 전체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수출의 비중이 높아서 수출이 잘 돌아가느냐가 우리나라 경기의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적어도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소비재는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외에 중간재나 자본재 같은 수출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에는 큰 타격을 받기 보다는 오히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영향으로 수요가 더 살아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와 자본재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액정 패널과 DRAM같은 IT 관련 부품들이 제일 비중이 큽니다.
그리고 정밀기계를 비롯한 각종 자본재 기계류들입니다.
이런 제품군들은 제품 박스나 소비자들이 살 때 한국산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습니다.
최종제품 생산과정에 녹아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반한국 감정들이 부각되서 타격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를 받아서 상쇄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입장에서도 이런 중간재나 자본재는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90%를 차지하는 이 제품들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수출 제품 비중
중국이 처음 수출국가로 부각될 때는 섬유, 의복, 신발, 완구 같은 이른바 경공업 제품들이 중요했습니다.
실제로 1992년까지만 해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2015년 통계를 보면, 이런 경공업 제품들의 비중은 30% 대로 줄어들고, 대신 60% 가까운 품목들이 첨단 하이테크 제품들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위협이 된다고 하는 경계론이 부각된 것이죠.
*메이드 인 차이나 안에 있는 타국핵심부품들
문제는 급격한 산업 고도화 과정에서 우리가 예전에 9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중화학공업, 첨단IT제품으로 전환시키는데는 성공을 했지만, 그 핵심부품의 대부분은 다른 나라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다시 말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핵심부품을 중국에 가져와서 가공조립하고 메이드인차이나를 붙여서 다른 나라에 파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수출 제품 방향
따라서 중국의 입장에서 최근 임금과 토지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공업 제품 쪽에서 경쟁력을 상당히 잃어가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성장을 하려면 결국 중화학 공업 제품과 하이테크 제품으로 가야 합니다.
이 제품의 수급을 맞춰주는 나라가 한국, 대만, 일본과 같은 아시아 신흥국가들입니다.
문제는 이런 나라들 없이 혼자 자립할 수 있느냐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아직 중국은 핵심부품을 못만든다?
아직 한국, 대만, 일본 등이 부품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으면, 그런 부품을 중국이 독자적으로 만들어 수급할 수는 없다는 거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제품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품목의 경우에는 다른 쪽에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비될 것입니다.
*한국산 부품이 과연 대체 불가능한가?
물론 한국산 부품을 대체해서 일본과 대만에서 사올 수 있습니다.
당장 대만의 홍하이가 낸드메모리 부문에서 세계적인 메이커인 도시바를 M&A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듯이 경쟁자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2012년 일본, 작년 차총통 당선 이후의 대만, 올해 한국과 같이 중국의 수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3대 수입국과 모두 관계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제조업체를 생각해보면, 한개의 회사에 부품을 의지한다고 하면 그 회사가 을이 아니라 갑이 되어 버립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유리합니다.
이런식으로 일본, 대만, 한국 등 공업국가들과 분쟁이 발생하고 그 나라 제품들을 안쓰겠다고 하면, 결국 혜택을 보는 나라는 미국이 되버리는 역설에 도달하게 됩니다.
*왜 미국이 혜택을 보나요?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나라 중에 4번째가 미국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만, 일본이 최상위 수입국이고, 그 다음이 미국입니다.
미국 기업들만 이득을 볼 겁니다.
한국에 대한 제재조치와 직간접적인 악재들이 어떤 요인에서 시작되었냐고 하면, 미국산 무기 체계가 한국에 도입되는 것에 대한 반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제재 조치들은 냉정하게 살펴보면 오히려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흔들린 이유
최근 들어 한국 금융시장이나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중국의 제재에 대해서 놀라며 반응했던 이유가 상당히 제재가 비합리적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국가이익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을 보니 중국이 격앙되어 있는 것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격앙되어 있는 요인이 경제적 이유 이외에 다른 요인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걱정들 때문에 시장이 놀란 것이죠.
*중국정부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중국이 한국, 일본, 대만과 척지면 좋을 것이 없다는 경제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도 정부가 분석해보면 한국에서 부품 안사오면, 일본과 사이 안좋고 대만과도 껄끄러운데 대책이 있냐는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센카쿠 열도 사태와 중국 18차 당대회
2012년 센카쿠 열도 사태 때 일본에 대해서 희토류 수출을 중지하거나 대일, 반일 시위가 격해졌을 때 대외 정치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 당시 중국 공산당 제 18차 당대회가 있었습니다.
현재 중국의 지도부가 그 때 결정되었었습니다.
중요한 정치적 일정이 결정되던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것은 우연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봅니다.
*10월 중국 당대회
특히 5년이 지나 7명의 당 중앙부 위원 중에 4~5명 정도 교체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10월 당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당대회를 앞두고 역시나 주변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보면 순수하게 경제적 이해나 국방의 안보 이익만을 따져서 대응했다고 보기에는 뭔가 껄끄러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의 갈등으로 내부의 문제를 푼다?
중국 내부의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 외부와의 싸움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역사를 보면, 타국과의 전쟁이나 긴장관계가 고조되었던 시기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내부의 위기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내부의 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달할 때, 외부와의 갈등을 조장하여 해결하려고 했던 그런 많은 정권이나 정치집단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이런 추측이 기우에 불과하길 기대하지만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금융시장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걱정이 됩니다.
중국의 대 한국 제재가 장기화되고 심화될 수 있다고 걱정했던 것이 금융시장 변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10월까지 갈까?
중국의 당대회는 10월 초입니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서 이 정치일정에 따라 상황이 격화될 수도 있습니다.
필수적인 부품 수출하는 업체들은 괜찮겠지만, 생각보다 이 여파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 입장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가 심리적 측면에서는 상당히 효과를 본 것이죠.
▶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는 MBC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경제전문방송입니다.
▶ 이 포스팅의 목적은 하루에 한번 방송을 글로 정리하여, 경제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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